vol.28 안경이 얼굴인 사람들 with [고3, 박경아]

로우로우, 안경이 얼굴인 사람들을 찾아가다.



“3년 뒤엔 사진을 공부하고 있을 거고 5년 뒤엔 어디든 좋으니까 여행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10년 뒤, 그쯤엔 카레집 사장님이요.”
고3, 박경아

Q. 아침에 눈 떠서 밤에 눈 감을 때까지 일과는?
A. 일어나서 씻고 밥 먹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거나 자거나 딴짓을 하거나… 수업 마치면 학원가는 날도 있고 학교에 남거나 덕수궁에 와플 먹으러 가요! (웃음) 학원이요? 제가 예체능이라…사진 공부하고 있거든요.

Q. 언제부터 사진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A. 1, 2학년 때는 생각이 없었어요. 고3 돼서 사진을 배우고 싶었는데 나중에 사진해서 어떻게 먹고 살지? 하는 생각도 들고 진짜 고민되는 거예요. 근데 우연히 앨범을 보다가 7살인가 8살 때 새해에 소원나무 붙이는 거 있잖아요. 거기에 제가 ‘아빠, 사진기 사주세요.’ 하고 써놓은 걸 봤어요. 그 사진을 보고 나서 마음을 굳힌 것 같아요.

Q. 사진을 찍으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A. 전에 엽서 30세트를 만들어 팔고 4만 원을 벌었어요. 만원으로는 너무 먹고 싶었던 슈크림 라떼를 사 먹었고 3만 원은 기부에 쓰기로 했어요. 그 중 만원은 정동길에 계신 예술가분한테 드렸고 2만 원은 어디에 쓸 지 고민 중 이에요.

Q. 수능을 앞둔 요즘, 최대 관심사는?
A. 아무래도 사진이요. 근데 사진 말고도 좋아하는 게 있어요. ‘카레’요.

Q. 이유가 있나요?
A. 우선 카레를 너무 좋아해요. 끓이는 과정도 좋아요. 양파를 한 시간 볶고 당근을 익히고… 그 수고스러운 과정이요. 중학교 때는 막연하게 ‘카레가 좋아’였는데 앞으로도 카레와 함께 재미있는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생각해봤어요. 나중에 가게를 만들어서 사진작업도 하고 다른 예술인들과 함께하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Q. 그럼 3년, 5년, 10년 뒤에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A. 3년 뒤엔 안 그만두고 사진을 공부하고 있기를 바라고요. 5년 뒤에는 어디든 좋으니까 여행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10년 뒤 딱 그 쯤엔 카레집 사장님이요.

Q. 본인만의 ‘필살기’가 있다면?
A. 그냥 조금 이상한 짓 잘해요. 제가 6월에 학교에서 ‘신발 던지기 대회’를 개최했어요. 대회 포스터도 직접 만들고요. 하루는 친구들이랑 신발 던지기를 했는데 되게 기분이 좋은 거예요. 뭔가를 이렇게 속 시원하게 내 던져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이 이 기분을 느꼈으면 좋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준비한 상품은 1등 홈런* 과자, 꼴등 2명한테는 제가 찍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요. 다들 꼴찌는 기억해주지 않지만, 이 대회는 등수 매기려고 한 게 아니니까요.

Q. R EYE가 ‘필살기’를 쓰는 데 도움이 되던가요?
A. 어쨌든 뭐든 하려면 보는 게 중요하니까요. (웃음) 아무튼 진짜 가볍고 편해요. 사실 맨날 안경을 쓰고 자요. 매번 코받침에 눌려서 너무 아팠어요. 근데 오늘도 그렇게 잤는데 진짜 하나도 안 아프던데요? 개운하게 잤어요. 안경을 많이 부러뜨리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비슷한 걸로만 5번을 바꿨는데 R EYE는 튼튼하니까 마지막 안경이 되겠죠?

Q. ‘고등학생 박경아’로서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
A. 매일 똑같아요. 2학년 때는 축구부 주장도 하고 학생회도 하고… 신발 던지기 대회 같은 거 더 많이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쉬워요. 날 좋을 때 한 번 더 하려고요!

안경이 얼굴인 사람들, 고3 수험생 ‘박경아’


고3 수험색, '박경아'가 찍은 사진


'고등학생 박경아'의 어떤 하루 중 신발 던지기 대회